▲ 김용석 교수

어느 가정이나 비상약으로 우황청심원 한 개씩을 갖고 계실 것입니다. 갑자기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을 때, 입이 돌아가고 손발이 마비될 때, 그리고 심하게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울 때 우황청심원을 찾게 됩니다. 그것도 원방을 찾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이라고 하시는데 우황청심환과 우황청심원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황청심환은 중국의 송나라와 명나라 때의 처방으로 중국인의 식생활과 체형에 맞게 처방한 것이고 동의보감의 우황청심원은 우리나라 사람의 식생활과 체형에 맞게 처방한 것이기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사시는 우황청심환은 우리의 우황청심원과는 차이가 납니다.
우황청심원의 청심(淸心)이란 마음을 맑게 해 주고 뇌를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황은 소의 쓸개 속에 생긴 결석으로 소의 담석인 셈입니다. 동의보감에 보면 우황을 뱃속에 지닌 소는 털과 가죽이 광택이 나며 눈은 핏빛으로 빨갛고 때로는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소를 놀라게 해서 토해 나온 우황을 생황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우황 중에는 최고로 칩니다. 이런 우황을 그릇에 놓게 되면 크기가 달걀 노른 자위만 하고 손톱 위에 문질러 발랐을 때 손톱이 노랗게 물들게 됩니다.
우황은 맛은 쓰고 성질은 서늘하므로 심경과 간경에 작용하여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며 담을 삭히고 정신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신과 신경을 진정시키고 모든 잡념과 정신이 혼란한 것을 풀어주며, 열이 몹시 나면서 정신이 흐릿하고 헛소리를 하는 데 주로 사용하게 됩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우황청심환은 “갑자기 중풍이 오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가래와 침이 흐르며, 호흡이 막히고, 정신이 혼미해지며, 말이 어눌해진다. 입과 눈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수족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는 등 증상이 나타날 때, 심기부족으로 인하여, 정신이 안정이 안 되고, 수시로 웃다가 화내다가 하고, 발광을 하며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치료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풍에 대한 우황청심원의 효능을 밝힌 연구를 살펴보면 우황청심원은 뇌 혈류를 개선하고 뇌 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우황청심원은 복용 후 1시간 이내에 뇌혈류를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서 뇌 세포의 손상을 방지함으로 중풍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에 급성기 중풍에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급성기 중풍에는 평소의 복용량보다 많게 하루에 2~3개를 복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음식을 삼킬 수 있어야 효과를 발휘합니다. 급하다고 마구 우겨넣게 되면 식도로 들어가야 할 약이 기도로 들어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사회생의 약이 오히려 치명적인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비상약인 우황청심원을 조금만 이상해도 습관적으로 드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우황청심원은 급할 때 사용하는 비상약이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또 갑자기 병이 나면 원인도 알아보지 않고 우황청심원을 드시는 분들도 계시는 데 이런 경우도 좋지 않습니다. 급하면 급할수록 원인을 찾아서 치료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