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는 영웅을 원한다. 그러나 누구도 영웅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누군가 나타나 자신의 손을 잡아주기만 바랄 뿐이다.
이런 무기력한 삶을 벗어나고자 자신이 직접 영웅이 되겠다고 나타난 이가 있다. 그는 자신을 ‘킥애스’라 명명하고 악을 소탕하러 세상으로 뛰어나갔다. 영웅은 태어나기도 하지만 만들어지기도 한다.
영웅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평범했지만 악당들에게 짓밟히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킥애스의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는 정말로 영웅이 됐다. 인터넷의 영향력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
한편 복수를 위해 딸을 킬러로 훈련시킨 매정한 아버지 데이먼과 군말 없이 아버지를 따르는 소녀 민디가 등장한다. 경찰출신 아버지와 특훈을 받은 딸은 등장 초반부터 영웅의 면모를 보인다. 데이먼은 빅대디 민디는 힛걸로 불리운다.
우연히 두 부녀와 만난 킥애스는 그들의 현란한 액션에 한눈에 반하게 되고 유투브를 통해 영웅으로 떠오른 킥애스를 주목하고 있던 그들은 함께 행동할 것을 제안하게 되는데…
이미 개봉한지 1년이 넘은 영화로 개봉당시 수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힛걸은 영화 개봉당시 실제나이가 13살, 극중 나이는 11살로 미성년자다. 그러나 영화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자신이 출연했지만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연출된 것이다.
또 제목만 보고 영화를 선택했던 사람들은 가벼운 영화일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극 전반에 깔리는 어두운 분위기와 잔인한 액션장면, 거기에 동성애 코드까지 예측불가능한 장면들이 속속 등장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이 저절로 감길 정도로 극장에서는 여기 저기서 외마디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 이렇게 잔인한 영화에 어린이를 출연시킬 수 있느냐는 지적도 많았다. 그래도 힛걸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과거에 호소자라는 영화에서 어린아이들이 쿵푸를 배워 악당을 물리쳤던 것처럼 힛걸은 이제 각종 무기를 더해 악당을 쓰러뜨릴 뿐이다.
이렇게 보면 영화의 제목은 극과 잘 어울린다. 킥애스는 힘, 정력, 강력한, 혼내주다. 벌을 주다 등 영화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영화의 영향일까.
최근에는 킥애스를 모방해 영웅을 자처한 사람까지 등장해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차량도난을 방지하고 강도를 잡는 등 영웅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수 명이라고 한다.
다행히 그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은 없지만 그렇다고 영화를 보고나서 영웅 따라잡기에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 차력을 볼 때면 항상 듣는 말이 있지 않은가. 어린아이는 물론 철없는 어른들도 따라하지 마세요.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